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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고백을 하면…] 스폰지 조성규 대표, 영화 계속 만들어도 되겠네

by 22세기소녀 2012. 1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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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18
대학로 CGV에서 조조로 <내가 고백을 하면…>을 보다.

1. 영화
광화문 스폰지하우스 같은 아트계열 영화관에 가면 궁금하곤 했다. 지금 여기 관객들은 어디서 어떻게 오게된 걸까? <내가 고백을 하면…>을 보면서 관객 중에는 강릉과 같은 먼 곳에서 보고싶던 영화를 꼭 보기 위해 찾는 사람도 있을 거라 생각하니 뭔가 좀 감동스럽게 느껴졌다.

2. 서울
내가 비싼 월세를 내가며 서울에 사는 이유도 좋은 문화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이다. 조금만 걸어가면 서울아트시네마, 광화문 스폰지하우스, 씨네큐브, 씨네코드선재 같은 최고의 힐링캠프가 있기에 나는 이곳을 떠나지 못한다.

3. 속초
올 봄 속초여행을 다녀왔다. 눈의 숲을 지나 도착한 속초는 정말 매력적이었다. 인터넷에서 메모해 간 맛집, 명소를 찾아다니며 사진도 찍고 즐거움만 있었다. 집에 돌아와 속초 집값을 알아보기까지 했다. 서울을 포기할 수는 없고 속초에서 가끔 지내보겠다는 생각이었다. 오늘 <내가 고백을 하면…>에서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주인공을 보면서 한참을 미소지었다.

4. 여자
연애 산전수전 다 겪은 내가 결론 내린 이상형은 영화적 동지다. 함께 영화를 보고, 함께 영화에 관해 얘기를 나누고, 함께 영화적 장소(촬영지 등)로 여행을 가는, '바른 생각'을 가진 여자(영화 속 유정 같은)를 만나고 싶다.

5. 내가 고백을 하면…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이 영화는 광화문 스폰지하우스와 압구정 까페 조제 대표인 조성규가 연출한 세 번째 영화이다. 그는 이번에도 자기반영적인 영화로 승부를 했다. 영화 초반, 평론가 역할로 목소리 출연한 박해일은 "별 반개. 자기반영, 아무나 하는 거 아니다. 먹고 노는 게 다잖아"라는 요지의 발언을 하는데 이는 이용철이 '씨네21' 전문가 20자평에서 조성규의 데뷔작인 <맛있는 인생>에 선사했던 단평이다. 조성규는 이 최악의 평가에 절치부심, 절차탁마 하여 <내가 고백을 하면…>을 내놓았는데, 어느 정도 복수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충무로에 삼세판은 없다고 하는데, 집념의 조성규 계속해서 영화 만들어도 되겠다.   

<내가 고백을 하면…>의 장점은 솔직함이다. 예지원, 김태우와 같은 선수들이 잘 해준 덕분도 있지만 자기 반영이 영화적으로 아주 잘 녹아들어 있다. 아마도 관객들도 경험적, 정서적 공통 분모에서 좋아했을 것이다. 절대 이 영화처럼 될 수는 없을 테지만, 영화라는 것을 통해 잠시나마 아주 행복하게 꿈꾸게 했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크게 성취를 이루었다.

6. 강릉
올 겨울에는 강릉으로 떠나야 겠다. <내가 고백을 하면…>에 나왔던 까페 테라로사, 태광회식당, 장안횟집, 서지초가뜰, 까페 쿠바를 투어하며 나름의 영화를 찍어야겠다. 그러니까 마지막 목적지인 영진해변의 까페 쿠바에서는 영화에서처럼 눈이 폭폭 나렸으면 좋겠다.  [★★★☆]

※덧붙이기
1. 영화에도 등장하는 광폰지나 조제 까페를 잘 아는 사람이라면 즐거움을 더 챙겨갈 수 있다.

 

2. 남자주인공 이름이 조인성이다. 그리고 영화 초반 제작투자를 위한 자리에서 언급된 감독은 김용태로 <만추>의 김태용 감독을 염두에 둔 듯하다. 이런 장난스러운 디테일 좋다.

 

3. 엔딩크레딧 폰트가 영화랑 잘 어울린다. 참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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