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2.6
카메라 작동법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몇 번의 촬영회 참석. 고수들께서 방법을 알려주시기도 하고 나름 터득하기도 한다. 하지만 알면 알수록 어려워지고 보다 비싼 카메라에 욕심이 생긴다.
모델 나리 촬영회에 참석한 적이 있다. SLR 클럽에서 그녀 사진을 봤었다. 와, 도대체 이런 모델은 어떻게 만나는 걸까, 특권을 가진 사람들은 좋겠다 여겼었는데 촬영회를 통해서 만나볼 수 있다는 걸 알게되었다. 그녀로 인해 촬영회가 일반인도 참석할 수 있는 루트라는 걸 알게되었고 마침 그녀 촬영회가 있어 신청을 했다. 그러나 학수고대하던 촬영은 취소되었다. 두 번의 촬영회가 예정되어 있었는데 첫 번째 촬영 후, 결과물을 보신 그녀 어머니가 반대를 하셨다고 한다. 그녀 나이(나중에 알고는 놀랐는데 아직 십대라고 한다)에 어울리지 않는 무리한 콘셉트가 문제였는가 보다. 사전에 주최측과 콘셉트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충분히 정했더라면, 촬영 당시에라도 충분히 요구를 했더라면 큰 문제가 없었을 텐데 모델이 아직 십대이다 보니 의사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것 같다. 어쨌든 기대가 있던 모델인 만큼 한동안 아쉬움이 남아 있었다.
그러다가 1월 15일(토) 2시 촬영에 기적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또 한 번 주어졌다. 자주 촬영을 하지 않고 또 그나마도 소수의 지인들과만 촬영하는 모델인데 운 좋게도 촬영회 공지를 일찍 발견했다. 스튜디오를 어렵게 찾아가고 드디어 모델과 조우했다. 과연 빼어난 미모를 자랑하고 있었다. "광채가 난다", "연예인해도 되겠다" 라는 수식이 자연스러운 모델이었다. 포즈도 좋고, 카메라 대응도 좋고, 흠잡을 데가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참 착했다. 쉬는 시간에도, 내 촬영 타임이 아닌 시간에 몰래 찍고 있어도 상황을 봐서 저 멀리까지 포즈를 취해주고 미소를 그려주었다. 그래서 연신 눌러댔던 거 같다. 조리개고 ISO고 뭐고, 평소 난사하던대로의 직감만 믿었다. 아, 그러나 역시 무엇이든 기본이 중요한 건데 내 오만은 결과물이 말해 주었다. 스튜디오 촬영이 익숙지 않다는 걸 알아야 했고 시시각각 변하는 날씨(창으로 자연광이 들어왔다)를 고려했어야 했는데, 촬영만 많이 했지 건질 것은 별로 없었다. 어이쿠.
그래도 모델 후광으로 밀고 나갈 수 있는 사진들을 모든 디카 유저들의 천국, SLR 클럽에 올려보았다. 처음엔 반응이 없는가 싶더니, 명절을 쇠고 확인해 보니 일면(그날의사진)에 올라 있었다. 추천도 팡팡, 댓글도 주렁주렁. 아낌없는 지적도 많았지만 내 과오를 알기에 달게 받았다. 다 맞는 말이었다. 보통 SLR 클럽하면 칭찬 일색이었는데 내 사진에는 냉철한 조언을 주어서 고마웠다.
다시 나리양을 만난다면 이전보다는 조금은 나아진 촬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콘셉트도 없는 노출보다는 지금처럼 깨끗한 이미지로 계속 어필하기를 바란다. 꽃 피는 봄이오면 다시 만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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