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생활일기 (20)
마을에 부는 산들바람
2004.2.29 [1, 2회] 옥생사건. 하하하. 오늘도 을 봤다. 어제 5회를 보고 오늘 1, 2회를 봤다. 1회의 에피소드로 등장하는 '옥생사건'은 그러니까 옥림이만 생리를 안 하는 것에 대해 급우들이 휴대폰 문자로 소문내는 사건이다. 여성이 어른이 되는 통과의례이자 특권인 생리. 옥림이는 생리를 통해 한 층 성숙한다. 본 회에서 인상깊은 건 아빠가 첫생리를 한 딸을 위해 외식을 마련하는 장면이다. 가족 모두가 축하의 말을 전하고 옥림이는 부끄러워한다. 여기에 상상씬으로 "생리 축하합니다∼"라는 생일축하송을 개사한 생리축하송을 부르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것을 판타지가 아닌 실제 장면으로 처리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좀 든다. 아직 보수적인 한국 사회 현실 그대로를 반영했던 것 같은데 머지 않아 ..
2013.3.17 편파 판정으로 불이익을 당하지 받을까? 일본 네티즌들이 작은 실수를 트집 잡지는 않을까? 모든 우려가 기우였다. 김연아는 오늘 '2013 ISU 세계피겨선수권 대회'에서 2위와 20점 이상 벌어진 유일 200점대 최고점으로 우승하며 "실력만이 최고의 방법"이라는 중요한 교훈을 몸소 보여주었다. 눈물이 어찌 나지 않을 수 있을까? 김연아로부터 피겨스케이팅을 제대로 보기 시작했지만 이제까지 김연아 만큼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피겨의 세계를 보여준 선수는 없었다. 나도 눈이 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점수 획득용 연기를 펼치는 데 반해 오직 김연아만이 음악과 피겨가 합일된 세계에 빠져들게 만든다. 김연아에 앞선 캐나다 선수의 기계적인 몸동작을 먼저 봐서일까, 김연아의 세계는 차원이 달랐다. 마침,..
2012.4.29 나는 방송사 시상식을 일체 보지 않는다. 시상에 대한 신뢰가 전혀 가지 않기 때문이다. 보통 방송사 시상식의 수상자는 작가와 PD가 정하는 걸로 알고있다.(지인이 방송국 작가 출신) 파워 있는 연예인의 경우 자신이 원하는 상을 주지 않을 경우 시상식 불참을 통보한다. 자사 방송국의 앞날을 위해 PD들은 어쩔 수 없이 공동수상이나 희한한 상을 만들어 그들의 비위를 맞춘다. 만약 불참을 통보하는 연예인이 만만한 경우 그들을 후보에서조차 빼고 대신 시청률을 높여줄 다른 인기 연예인을 후보로서 초대한다. 당연히 문자투표, 온라인투표 다 형식에 불과하다. 극적 긴장감을 주기 위한 하나의 쇼이자 꼼수이다. 오늘 파이널을 보며 SBS 관계자들이 치밀하지 못했구나 생각했다. 이하이와 박지민 심사위원 ..
2011.9.18 「스피드」편 2탄을 보다 깜놀. 도서관 폐가실 책 속에 키를 숨겨두는 설정이 내가 대학교 때 써서 상을 받기도 했던, 희곡 (원제 프루스트 No.6 Key)과 꼭 닮아서이다. 덕분에 무척 흥미롭게 봤다.
2011.4.23 그와 그녀, 봄소풍 가다. 급하게 택시를 잡아타고 도착한 나와는 달리 그녀는 이미 옛 신촌기차역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풋풋하게. 예쁜 분홍 원피스를 입었고(내가 꽃무늬원피스에 꽂혔다고 말했던 것을 기억해 이번 소풍 때 보여주려고 새로 장만했다고 한다) 새로 염색한 머리에는 며칠 전 가로수길 데이트 때 내가 선물로 골라 준 검정 머리띠를 하고 있었다. 처음 해봤다는 마스카라와 선홍색 매니큐어, 섹시한 하이힐과 민트색 스타킹도 예뻤다. 시샘 봄비로 인해 하루 연기해 떠난 그녀와의 첫 소풍지는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좀 촌스러운 이름을 가졌지만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했기에 특별했다. 우린 스피커로 클래식이 흐르는 잔디밭 위에 서로의 안목으로 고른 돗자리를 펴고 자리를 잡았다. 주변에는 예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