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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려차기] 학원스포츠물의 가능성을 엿봤다

by 22세기소녀 2011. 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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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3
서울극장에서 기자시사로 <돌려차기>를 보다.

충무로도 소재 빈곤에 허덕이고 있다. 최근들어 부쩍 도전 없는 비슷비슷한 소재의 영화가 양산되어 나오고 있고 유사주의 전략을 쓰거나 벤치마킹 하는 작품이 많아졌다. <돌려차기>도 이 불길한 기운 속에 있다.
<돌려차기>는 일본영화 <으랏차차 스모부>와 <워터 보이즈>를 철저히 분석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 분석의 결과는, 절반의 성공이다.
해체 위기의 태권도부. 문제아들이 입부해 갈등의 인간드라마를 통해 부서도 살리고 자신의 길도 찾는다는 스토리는 앞서 비교로 든 영화뿐만 아니라 종래의 학원스포츠물에서 익히 보아오던 공식과도 같은 관습화된 드라마이다.
영화는 모험하지 않고 차려진 구조 안에서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그 때문에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를 갖는다. 그리고 한국의 국기이지만 비인기 스포츠인 태권도를 소재로 삼으면서 쉽게 관객의 공감을 산다.
무엇보다 <돌려차기>는 단순히 감각에 기대지 않고 끓는 청춘의 진심을 보여준다. 학교에 관심 없고 간절함 없는 청춘, 동거하며 서로를 아껴주는 청춘의 사랑이 잘 스케치되어 있고, 승부에서 이기고싶고 자신의 문제를 극복하고 싶은 청춘이 제대로 색칠되어 있다.      
영화는 또 멋진 돌려차기의 순간도 보여주고 간간이 재미난 상황으로 웃게 만들기도 한다. 특히 조커로 투입된 남자 발레리노 출신의 우아한(?) 태권도는 일거에 영화의 분위기를 상승시킨다.
배우들의 연기도 안정적인 편이다. 그룹 신화의 멤버가 TV브라운관으로, 영화로 각기 활동영역을 넓혀가는 가운데 멤버 중 영화로서는 첫 신고식을 치른 김동완은 단순히 외적 이미지에만 기대지 않고 안정된 연기로서 스크린에 살아있다. <여고괴담 세 번째 이야기>의 두 히로인인 조안과 박지연도 극적 기능이 부족하지만 소모적이지는 않게 청춘물에 생기를 불어 넣어준다.
그러나 여기까지다. <돌려차기>는 초반의 <말죽거리 잔혹사>를 연상시키는 버스 안 집단 난투극처럼 따라하기와 혈기는 있지만 도전과 개성이 없다. 그 때문에 과연, 어디로 튈지 모르는 요즘 십대들이 영화가 그려낸 모범적인 이야기에 얼마나 귀기울여줄지 의문이다.
한국영화에서 좀처럼 시도되지 않았던 학원스포츠물의 가능성을 엿봤다는 점에서 <돌려차기>는 충분히 평가받을만하지만 밝은 미래는 보여주지 않는 작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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