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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 부는 산들바람 (天然コケッコー)] 극장 속, 마음 속 산들바람이 분다

by 22세기소녀 2007.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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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부산국제영화제 누리기 마지막 날, 부산극장서 <마을에 부는 산들바람>을 보다. 예매 개시 1초만에 예매했던 영화.

야마시타 노부히로는 기본적으로 시골에서 영화 찍는 것을 편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후나키를 기다리며>는 시골마을로 촬영 헌팅을 떠나고 <린다 린다 린다>도 지방 학교가 배경이다. <마츠가네 난사사건> 역시 뭘 담을 게 있다고 황량하기 그지없는 동네에 카메라를 가져간다.

쿠라모치 후사코의 인기만화 <천연 꼬꼬댁>을 원작으로 삼은 <마을에 부는 산들바람>은 아예 전교생 7명인 시골 중의 시골이 배경이다. 이 심심한 동네에서는 또 무슨 얘기를 할까. 야마시타 노부히로라면 즐거운 이야기가 될 것이다.

<마을에 부는 산들바람>은 제목 그대로 '마을에 부는 산들바람' 같은 영화다. 특별한 욕심을 내지 않고, 서두르지 않고, 인물과 인물 사이, 자연과 인물 사이를 가만히 바라본다. 시골마을을 온정적으로 다루는 데 남다른 재주를 가진 야마시타 노부히로는 이번에도 특유의 유머를 발휘해 가며 가슴 따뜻해지는 청춘영화를 빚어냈다. 

영화는 작고 사소한 것에서 웃음 짓게 만든다. 아파서 학교에 나오지 못한 아이에게 간식으로 나온 수박을 가져다 주라거나 발렌타인데이 초콜릿 에피소드가 그렇다. 벽돌을 깨주는 장면은 또 어떠한가. 다소 만화적인 설정도 귀엽다. 귀신이 발목을 잡고 있다고 구해달라고 발버둥친다거나 소년의 후드 코트가 갖고 싶은 소녀와, 소녀와 키스를 하고 싶은 소년의 거래는 만화적 상상력으로 뽑아낸 빼어난 연출이 아닐 수 없다. 

캐릭터 면면에도 애정이 담뿍 담겨있다. 누나 관객들의 탄성을 내지르게 만든 남자 주인공 히로미 역은 오카다 마사키가 맡았다. 큰 키에 순정만화적 나이스바디를 자랑한다. 소호 역은 카호. 교복이 잘 어울리는 전형적인 미소녀 타입이다. "여름방학 한 달을 통째로 할애해서 즐겁게 촬영한 영화"라고 일본 무대인사에서 소감을 밝힌 카호. 교복 화보집이 발간되면 당장 사고 말테다. (변∼) 막내 타우라 사치코 역을 맡은 미야자와 사야의 귀여움도 영화를 행복하게 한다. 방광염에 걸린 막내를 위해 언니가 방문하자, 와락 껴안고 <슈렉>의 장화 신은 고양이 마냥 올려다보는 눈망울은 몸을 녹게 만든다.

각본은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와타나베 아야가 담당했는데 역시 섬세함이 돋보였다. 시마네현에서 촬영되었다.  [★★★☆]

※덧붙이기
공식 홈페이지 : http://www.tenko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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