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t1.daumcdn.net/cfile/tistory/161EE93D4E35115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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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
한희정, 가을방학, 2ne1 그리고 LG트윈스와 함께 한 전주행. 반갑다, 쓸쓸하다. 숙소를 구하러 가다가 백현진 공연에 붙들렸다. 씁쓸한 와인을 병째 마시며 즐기고픈 야외공연. 방송시간 기다렸던 김연아 세계선수권도 잊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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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도 걸어도 불켜진 여관 간판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눈에 들어온 저 멀리 '평화여인숙'. 정선에서나 만나야 할 것 같은 여인숙이 특별한 하루를 보내게 만들어 주었다. "총각, 젊은 아가씨 안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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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0
1. 티켓을 끊으러 '납작한 슬리퍼' 카페로 갔다. <파수꾼>의 서준영이 납작한 슬리퍼를 신고 모닝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회오리바람>에서는 잘 느끼지 못했는데, 음… 잘 생겼다. 다듬지 않은 수염이 제법 매력적. 그러나 여배우가 아니므로 사인이나 기념촬영은 패스. 그나저나 올해도 보고싶던 영화들은 대부분 매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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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첫 영화로 <단신남녀>를 보았다. 씨네21의 추천이 있었고 무려 두기봉 감독에 <호우시절>의 고원원이 출연했으니 확인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상당히 실망했다. 영화는 연애 감동 아이템을 뽑은 다음에 그것을 나열한 것에 불과했다. 한국 드라마에서 지겹도록 봐온 신데렐라 스토리를 영화제까지 와서 마주하고 있자니 고통스러웠다. 과유불급이라 했다. 여자를 얻기 위해서는 차와 집 정도는 껌처럼 사고, 직접 설계한 고층빌딩에 프로포즈 할 줄 아는 능력자가 되어야 한다는 영화. 내 취향이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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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매진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작품들은 줄줄이 내야 땅볼 아웃. <길 위의 또 다른 여행자들>(Sad Vacation)은 라이 따이한 문제를 다룬 영화로 DIGIBETA 촬영의 취약을 상쇄할만한 이야기의 힘은 적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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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정 (Paths)>(1977)은 포르투갈 영화 특별전을 통해 처음 경험하는 포르투칼 영화. 첫경험으로 대단한(?) 영화를 만났다. 포르투칼의 시적, 신화적, 회화적 여정을 함께 떠나다보니 신기하기도 했지만 알아들을 수 없는 얘기들은 눈만 뜨고 있는 관람상태로 만들었다. 몇몇 단서로 관람을 이어가는 노정은 꽤나 힘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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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사서 고생하고 싶어 '평화 여인숙'에서 일박을 더했다. 만원이라는 숙박비도 유혹했지만 지낼만했기에 짐을 풀었다. 새로 바꿔준 이불도, 챙겨주시는 주인 아주머니(엄마인 할머니와 주, 야간 교대하는 듯)의 마음도 나를 붙들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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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1. 모기랑 싸우다가 겨우 잠들었다 했는데 아침부터 남자 목소리. 옆방 김양과 건조한 섹스를 하고 그는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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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영화제 셋째 날의 첫 영화 <우린 우리다>. 멕시코 공포영화로 카니발리즘을 다뤘다. 자기들끼리만 심각한 영화로 나를 방관자로 내버려두었다. 식인의 맛(?)도 없었다. [★]
![](https://t1.daumcdn.net/cfile/tistory/197735414E3511902A)
3. 지금까지 4타수 무안타. 집에 가고 싶은 마음을 갖고 <술이 깨면 집에 가자>를 만났다. 아사노 타다노부를 믿어 은근 안타를 기대한 영화였는데 펜스를 맞히는 2루타였다. 영화를 보며 술로 인해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났다. 아버지도 저런 심정이었을까, 하며 그를 조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아버지는 "술이 깨면, 집에 가자"고 무수하게도 결심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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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예정한 날의 마지막 영화 <실비아의 도시에서>. 영화를 보는 내내 가슴이 두근거렸다. 이 영화는 내가 전주에서 이제까지 만나 보석처럼 간직하는 <나는 스무살> <포토시, 여행의 시간> <실록연합적군>과 같다.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어떤 영화가 기억에 남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네 영화를 꺼내 자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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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아의 도시에서>는 실험적이며, 그 실험이 실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유와 철학을 경유한다. 서둘러 비유하자면 <비포 선 셋>의 실험영화 버전이라고나 할까. 한 남성이 매력적인 여성을 따라가며 프랑스의 한 소도시(스트라스부르)를 구석구석 핸드헬드로 여행하는 이 유려한 영상은 시적인 감흥을 준다. 도시와 골목길, 여성과 미행 그리고 즉흥과 우연의 영화를 좋아하는 내게 <실비아의 도시에서>는 완벽한 이상형을 만난 것과 같은 감흥을 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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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5.5
전주영화제는 처음이라는 그녀와 함께 영화제 폐막 즈음, 전주를 다시 한 번 찾았다. 그녀와 탐험하듯 전주를 재발견하고 좋은 영화를 만나고 싶었으나, 주어진 일정이 짧았고 여전히 티켓이 없어 특별한 추억을 남기지는 못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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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와 포르투칼이라는 영화적으로 낯선 두 나라에서 온 <재회>와 <포르투갈식 이별>은 축축하거나 말랑말랑한 데이트 무비가 아닌 다소 무겁고 심각한 영화였다. 이중 <재회>(Die Vaterlosen The Fatherless)는 대안가족을 다룬 영화로 <다섯은 너무 많아> <가족의 탄생> 등 유사 소재의 한국영화에 비해 스토리와 표현 방식 모두에서 심심했다. 촬영에 관심 많은 내게 종종 매혹적인 장면을 선사하긴 했지만 더 이상의 재회는 원치 않는다. <포르투칼식 이별>은 식민지 역사의 아픔을 다룬 영화로, 전쟁에서 희생당한 개인에게 묵념하고 살아가고 있는 가족들의 현재를 위로한다. 이 영화에도 영원한 이별을 고하고 싶다. [재회: ★★ / 포르투칼…: ★☆]
![](https://t1.daumcdn.net/cfile/tistory/187BE4574E34F2A031)
그녀와의 첫 전주영화제는 영화가 아닌 열무국수, 메밀소바, 바나나생과일주스 그리고 열정의 허클베리핀 공연과 꽃문양 벽지가 아름다운 전주관광호텔 객실에서의 필름사진으로 남을 것 같다.
![](https://t1.daumcdn.net/cfile/tistory/127BDE574E34F11B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