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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랑콜리아] 우울증 치료제 혹은 백신

by 22세기소녀 2012. 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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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5.13
한국영상자료원 KOFA에서는 또 한 번의 진풍경이 펼쳐졌다. 논쟁 작가 라스 폰 트리에의 화제작 <멜랑콜리아>를 남들보다 먼저 만나고 싶고, 제대로 된 극장 시설(특히 이 영화는 사운드가 중요한 거 같다. 큰 스크린에서 보면 더욱 좋을 무엇인가도 있고)에서 제대로 된 관객들과 함께 영화를 보고 싶은 서울, 수도권의 씨네필들이 대거 몰려 매진은 물론, 200여명이 되돌아가는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정시 상영을 원칙으로 하는 KOFA가 몰려 든 관객 정리로 인해 지연 상영을 할 수밖에 없을 정도였다.

영화는 전작처럼 황홀한 영상으로 시작 해 충격적인 결말로 끝이 났다. 라스 폰 트리에를 혐오하는 사람들이 꼬집는 자극적이고 논쟁적인 장면은 매우 적었다. 그러나 누가 라스 폰 트리에 아니랄까봐 싶은 예술의 경지를 넓히고 쾌락을 주는 실험들은 계속되었다.   

 

영화는 지구 종말 직전의 현대인의 정신병을 보여준다. 사람들은 우울하고 허울에 빠져 있으며 이기적이다. 영화는 집단적인 정신병을 앓고 있는 지구인들을 한 방에 휩쓸어 버린다. 더 이상 지구는 인간들이 살만한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라스 폰 트리에는 이러한 불안한 감정들을 담기 위해 핸드핸드를 사용했으며 사운드 효과를 통해 불안한 심리를 고조시킨다. 그 때문에 임산부, 노약자들은 관람을 조심하는 것이 좋겠다.

배우들의 연기는 굉장히 좋았다. 커스틴 던스트가 이 영화로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는데, 받을 만했다. 그러나 기왕이면 전작에 이어 또 한 번의 놀라운 연기를 펼친 샤를로뜨 갱스부르의 공동 수상이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

 

※덧붙이기
라스 폰 트리에 영화의 영상들은 캡쳐해서 걸어두고 싶을 정도로 빼어나다. 이번 영화에서도 영상의 활홀함에 취한다. 특히 관객들이 알아챌 만한 여러 명화도 등장 또는 재연출 된다. 브뤼겔의 '눈 속의 사냥꾼', 존 에버렛 밀레이의 '오필리어', 마그리트의 '골콩드' 등이 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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