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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장센-연출된 장면들] 미술과 영화사이, 실제와 허구의 경계에서 본문

전시

[미장센-연출된 장면들] 미술과 영화사이, 실제와 허구의 경계에서

아오이 우유 My Night At Maud's 2013. 5. 1. 23:49

2013.4.30

회사에서 지난달부터 한 달에 하루 컬처데이로 정해 자유 문화활동이 가능하다. 3월엔 홀로 <Re:Quest-1970년대 이후의 일본 현대미술>(서울대 미술관) 전시에 다녀왔고 이번엔 리움 기획전인 <미장센-연출된 장면들>(2013.3.28∼6.2)을 남직원과 보러갔다.(편집부 여직원들은 전부 <세계팝업아트 展>을 택함)  

전시를 보기 전, 멕시칸 레스토랑 바토스(VATOS)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역시 맛집전문가와 함께하기를 잘 했다. 김치까르니타 프라이즈와 타코, 과일음료 등 회사에서 지급하는 1인당 식비 2만원을 알차게 사용했다.

나쵸는 1회 무료 제공

한남동 부촌에 자리잡은 리움은 처음 가보는 미술관인데, 마음에 들었다. 산책이 필요한 위치며 마음의 여유를 주는 넓게 트인 내외공간 그리고 매혹적인 이태원도 근처에 있으니 이보다 좋을 수는 없다.   

 

이번에 <미장센-연출된 장면들>을 택한 이유는 단순히, 영화를 좋아하는 개인 취향에서였다. 특히, 미쟝센이 훌륭한 영화를 선호하기에 이번 전시는 나를 위한 전시나 다름없었다.

연출된 장면-김기영 <하녀>

미쟝센(mise-en-scene)은 간단히 말해 미학을 추구하는 공간연출을 말한다. 그렇기에 미쟝센이 뛰어난 영화들은 한 프레임 한 프레임이 사고의 영역을 확장시키며 능동적인 관람을 하게 한다. 특히 미술의 영역에 있기 때문에 시각적으로도 흥미롭다. 박찬욱의 영화가 즐거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연출된 장면-오즈 야스지로 <동경이야기>

전시는 과연 대단했다. 김기영의 <하녀>, 오즈 야스지로의 <동경이야기>와 같은 걸작이 흥미롭게 영상과 사진, 설치 등으로 연출되는 한편 다양한 영화적 장면 연출이 미술로써 존재한다. 또 회화인 벨라스케스 <시녀들>을 스토리영상으로 연출한 작품은 역작이다. 예전에 홍익대 미대생들이 명화 리메이크를 한 사진 수업 결과물을 재미나게 본 적은 있지만 이렇게 영상으로 명화를 리메이크 하니 대단히 흥미로웠다. 몇 작품 더 있었으면 했으나 명화 영상 연출은 <시녀들>이 전부였다.

연출된 장면(영상)-벨라스케스 <시녀들> / 알카자르의 89초, 이브 수스만, 루퍼스 코퍼레이션

다섯번째 밤, 양푸동

 

가장 나를 오래 붙든 작품은 양푸동의 '다섯 번째 밤'이다. 마치 왕가위 영화와 양덕창의 <고령가소년 살인사건>의 기운을 전달하는 이 매혹적인 영상은 총 7개의 모니터를 스크린처럼 17미터로 펼쳐 하나의 사건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보여준 뒤 관객으로 하여금 재구성하게 만든다. 즉, 7편의 영화가 될 수도 있고 한 편의 영화가 될 수도 있다. 영화가 하나의 사건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순서를 두고 보여줄 수는 있지만 동시에 보여주기는 힘든데(일부 화면 분할 방식을 통해 보여주는 경우도 있지만) '다섯 번째 밤'은 이를 7개의 모니터를 통해 동시에 보여줌으로써 한 편의 미스터리 영화를 보는 듯한 쾌감을 준다. 

미장센, 진기종

영화의 모형 촬영을 연출한 진기종의 작품 '미장센'은 <Re:Quest-1970년대 이후의 일본 현대미술>전에서도 만날 수 있던 <전함포템킨> 오뎃사 계단 연출 작품처럼, 모형을 촬영하는 실시간 영상을 통해 극적 장면 구성의 흥미로움을 더한다. 특히, 롱테이크에 대한 개념도 확인할 수 있다.  

모든 작품이 흥미진진의 연속이었다. 단순히 훑고 지나가는 전시가 아닌 철저히 관객의 두뇌를 활발하게 만드는 스토리가 있는 전시라 신이 났다. 아쉬운 점이라면 작품 수가 적다는 것. 그 아쉬움은 윗층으로 이어진 <금은보화-한국 전통공예의 미(Opulence : Treasures of Korean Traditional Craft)> 展으로 좀 달랬지만 본 전시는 금은보화 세공술 같은 것에 감탄은 했어도 작품과의 교감이 덜 이루어져서 빠른 속도로 관람이 끝났다.  [미장센전: ★★★★ / 금은보화전: ★★★]   

 

 

 

파이프오르간, 토마스 데만트(좌)

  

 

 

장미 아래서-무제, 그레고리 크루드슨

  

연출된 장면-강제규 <태극기 휘날리며>

 

새-B 카메라, 정연두

 

1초의 절반, 아다드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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