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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일기

[뮤지컬] 한밤의 세레나데

by 22세기소녀 2009.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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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7
대학로 예술극장 '나무와 물'에서 S와 함께 <한밤의 세레나데>(오미영 작·연출/2008년 10월 28일∼2009년 1월 25일)를 보다. 그녀와 함께 본 세 번째 공연이다.

한예종 출신 작가의 창작뮤지컬이라고 해서 기대를 했다. 그녀는 뮤지컬은 처음 보는 것이라 했는데, 아쉽게도 보여주고 싶던 크고 화려한 뮤지컬은 아니었고 음악적 요소가 가미된 공연이었다. 

<한밤의 세레나데>는 철없는 딸과 엄마의 소통을 시간여행을 통해 이뤄낸다. 엄마와 아빠의 20대의 한 때를 만나는 시간여행을 하는 터라 연극은 1970년대의 향수를 가득 불러일으킨다. 의상이며 음악, 세트 그리고 가장 중독성 강한 말투까지 연극은 구세대와 신세대를 아우른다. 그래서인지 관객 중엔 어르신 관객들이 꽤 있었다.
    
<한밤의 세레나데>에는 재미나고 의미심장한 곡(오미영와 노선락이 작사·작곡한 14곡)들이 특히 즐겁게 만든다. 엉뚱하지만 그 안에 페이소스를 담은 "삼땡이 가기 전에", 저주의 끝장을 보여주는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사랑의 애틋함을 노래하는 "그대를 처음 본 순간", 여성 관객들의 눈가를 적신 "엄마 뱃속의 딸, 딸 가슴속 엄마" 등 다른 공연에서는 볼 수 없는 창작곡의 맛을 더했다.

단, <한밤의 세레나데>는 복고적 정서를 불러일으키는 데에서만 즐거운, 상투성에 머무르면서 더러 심심함을 주기도 한다. 공연을 보고나서 극중 순대국이 극장 밖 순대국 식사 욕구로까지 이어지기를 바란 공연이었지만 깊이와 진정성에선 한계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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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마냥 가볍지만은 않은 공연이어서 좋았고 S 또한 즐겁게 보는 듯 했다. 아니 나와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더 즐거운 것이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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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이 끝나서 나서 '민들레의 영토'에 들어갔다가 몸을 녹이고 나왔는데, 함박눈이 쏟아지고 있었다. 함께 맞는 첫눈이다. 그 날 우리는 소리 없이 내리는 눈을 창밖에 두고 맛있게 삼겹살을 먹고, 밥도 볶아 먹고, 분위기 좋은 칵테일도 마셨다. 그 날 눈은 유난히 예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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