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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일기

[뮤지컬 금발이 너무해 리뷰] 제시카의 공연은 안 봐도 되겠다. 이하늬로 만족!

by 22세기소녀 2009.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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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24
코엑스 아티움에서 뮤지컬 <금발이 너무해>를 보다. 큰누나의 급호출을 받고 나갔는데 역시나 R석(8만원) 명당자리에서 봤다.


출연진 중 소녀시대 제시카가 눈에 뜨여 살짝 호기심은 있었지만 내 돈주고 보기는 아까웠었던 공연. 관람 결과, 이것으로 됐다. 제시카의 공연은 안 봐도 되겠다. 인터넷에 올라온 동영상을 봤더니, 아직 준비가 안된 캐스팅이더라. 잠깐의 리허설 장면이었지만 리허설이, 잠깐이 그 정도라면 말 다했다. 불안정한 발성에 절실함 없는 밋밋한 연기. 그녀의 절대 팬이라면 150분 공연이 전혀 지루하지는 않을 테지만 팬미팅 자리 가는 것이 아닌 보통의 관객은 연기자와 함께 불안에 떨었을 것. 제시카는 12월 말부터 나온다던데(설마, 머리색깔 준비는 됐는데 연기 준비가 안 돼서?) "정말! 정말!! 정말!!!" 죽을 각오로 열심히 연습해야 할 것 같다.

이하늬가 엘우즈로 분한 오늘의 <금발이 너무해>는 만족스러웠다. 1부에서는 캐릭터에 비해 너무 나이든 여자가 아닌가 싶어 적응이 안된 것이 사실이지만 성실하게 노력한 것이 분명한 준비된 엘우즈는 2부에서 그 매력을 발산했다. 백치스러우면서도 자기 주장이 있고 뭔가 성장해 가는 모습을 이하늬는 조금씩 설득시켜 나간다. 제시카가 결정적으로 갖지 못한 뮤지컬에 어울리는 발성과 디테일한 연기도 안정된 관람을 도왔다.

한편, 이하늬의 경우는 서울대 음대 석사과정을 밟고있는 미스코리아(진) 출신이자 잘 나가는 집안의 딸이라는 배경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그와 같은 사실은 <금발이 너무해>의 한 부분이 되기 때문이다. 제시카가 원작과 머리카락만 닮은 것에 비해 이하늬는 여러 면에서 장점을 두루 갖고 있다. 단, 다른 엘우즈에 비해 나이가 좀 있고(27살!) 불어난 살, 장신의 신체(172!)는 아주 가끔씩 환상을 깨뜨리려하곤 한다. 

너무 제시카와 비교를 해서 이하늬를 편파적으로 응원한 글이 되었지만, 만일 <금발이 너무해> 자체를 보고자 한다면 이하늬 것이 낫겠다 싶어 글이 이렇게 흘러 버렸다. 어쨌든 볼만한 뮤지컬을 찾는 젊은 커플과 논리보다는 감각에 먼저 반응하는 십대들이라면 <금발이 너무해>는 본전 아깝게 하지 않을 공연이 될 것이다. 단, 누누이 지인들에게 강조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무조건 R석을 관람해야 한다. 공연은 관객과의 호흡이다. 돈 조금 아끼려다가 시간만 버리게 된다.  [★★★]


※덧붙이기
1. 너무나 허술한 방법으로 엘우즈를 하버드 로스쿨에 합격시킨다. 앞으로 보완해야될 것으로 보임.

2. <국가대표> 출신 김동욱은 등장 내내 여성관객으로부터 뜨거운 사랑을 받았는데 그럴 만도 한 것이 잘 생겼는데다가 뮤지컬 실력도 수준급이다. 누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출신 아니랄까봐. 

3. 엘우즈의 아버지부터 아랍왕자, 게이 등등 멀티 플레이로 눈물나는 웃음을 선사한 임기홍의 활약 대단했다. 그가 없었다면 웃을 일 별로 없었을 지도.   

4. 김지우의 엘우즈? 그냥 넘어가자. 제시카처럼 잘 어울리는 금발을 가졌던 것도 아니고, 이하늬처럼 내외적 조건이 훌륭한 것도 아니니까. 너무 냉정한가?

5. 공연 중간중간 사진 촬영을 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특별한 제지는 없었다. 나중에 커튼콜 때는 카메라를 아예 꺼내놓고 동영상 촬영까지 하는 사람 여럿이었는데, 어느 정도 홍보수단으로 용인하는 것인 듯하다. 그러나 제시카가 출연하게 되는 12월 말부터는 상황이 달라질 테지. 제시카는 SM이다.

6. 코엑스 아티움은 삼성역 6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보인다. 코엑스 입구 옆에 있음. 새로 지은 공연장이라 그런지 깔끔하고 적절한 규모에 로비가 넓다. 무엇보다 커피를 비롯한 음료 반입이 허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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