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아오이 유우 멀더군 2007.12.26 17:11

2007.12.25
결국 비는 와주지 않았던 크리스마스. 영화관 연인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집에서 혼자 의자 위에 웅크리고 앉아 <별빛 속으로>를 보다.

싸구려 영화까지 챙겨보느라 이런 값진 영화를 극장에서 놓쳤구나. 반성하는 2007년이다. 강경옥의 만화 <별빛 속에>의 리메이크쯤으로 생각했던 <별빛 속으로>는 황규덕 감독이 직접 각본을 쓴 작품. <꼴찌부터 일등까지 우리 반을 찾습니다>나 <철수♡영희>와 같은 청소년물에 능한 감독쯤으로 생각했던 중견 황규덕 감독이 <별빛 속으로>와 같은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작품을 내놓을 줄은 몰랐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내가 알고 있는 그 감독의 작품이 맞나 싶었다.

황규덕 감독은 "<천녀유혼>에서 보여졌던 사람과 귀신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와 코엔 형제의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에서의 능청맞은 애매모호함에 영향을 받았다"고 연출의 변을 밝혔다. 과연 영화는 아름답고 슬프며 능청맞고 애매모호했다.

다시 본다면 더 깊이 읽을 수 있겠지만, 관람한 영화는 개인의 자유를 독재로 빼앗은 70년대를 판타지와 호러와 멜로가 중첩된 장르 속에 잘 집어 넣었다. 환상과 현실을 포갰다가 분리하면서 영화는 현재의 젊은이들에게 충고한다. "너희들 지금 어디에 있는 거지? 꽃밭이나 배회하다가 향기 맡으려 기웃거리단 큰 낭패볼 거야. 다들 정신차려. 간절히 염원해야 해."

제작비 10억 원의 저예산으로 영화는 좋은 배우들을 의외로 많이 모았다. 내가 좋아하는 배우 정경호의 초상과 의식있는 목소리 정진영, 그리고 신예 차수연의 분위기가 이야기에 빠져들게 만드는 가운데 김민선과 김C(본명 김대원. 박지윤과 함께 주제곡도 불렀다)가 영화적 활기를 더했다.  [★★★☆]  

※덧붙이기
수업시간에 나왔던 시는 릴케의 "오르페오스를 위한 소네트" 2부 27편이다. 수지의 한옥집은 세트인 내부를 제외하고 인천역사박물관에서 촬영한 것이다. 수영의 라디오에서 흘러 나오는 노래는 원래 외국곡으로 우리나라에선 "현경과 영애"라는 여대생 듀오가 74년에 발표했다. 제목은 "그리워라"로 드라마 <커피 프린스 1호점>에도 등장했다고 한다. 이상 <별빛 속으로> 홈페이지 및 웹기사 서치를 통해 궁금증 정리.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