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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병기 활]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활의 활약

by 22세기소녀 2011. 8.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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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
<최종병기 활>을 보다.

김기덕의 <활>을 피한 것인지, 만화 <최종병기 그녀> 팬이라 그런 것인지 제목 한 번 거창하게 지은 <최종병기 활>. 제목의 기세대로라면 활(弓)은 많은 활약을 해야 한다. 그러나 영화는 한국선수끼리 펼친 양궁 결승전처럼 긴장감이라든지 승부의 맛이 덜했다. 병자호란이라는 역사적 재료의 내러티브 기여는 기대도 하지 않았지만, 활의 활약이 적었던 건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돌아가는 화살, 개조된 화살과 같은 몇몇 아이디어가 있긴 하지만 이 보다 아이디어는 더 많을 것이며 그에 따라 긴박감 넘치는 연출도 가능했을 것이다. 여기에 더해 활의 철학까지는 아니더라도 정신적인 면이 더해졌어도 좋았을 것이다.

영화는 시간에 쫓겨 만들었는지 느슨하다. 팽팽하게 잡아당겼어야 할 추격 장면은 시간, 공간에 대한 계산이 치밀하지 못하다. 한 마디로 말이 안 되는 장면들이 흐름을 잡아먹는다. 그렇다고 <추노>와 같은 세공 장면이 있는 것도 아니다. 호랑이 습격 장면의 CG는 티가 지나치고 사족처럼 보이는 중반의 설명 자막은 없는 것이 낫다. 굳이 넣을 거라면 폰트 디자인을 좀 더 세련되게 하고 더불어 말줄임표(…) 위치도 바로 잡아야 한다.  

한국사람들에게 친근한 ‘활’이라는 매력적인 소재를 택했으나 애초 영화는 ‘브로큰 애로우’를 장착하고 쏜 영화처럼 보인다. 활대와 시위를 다시 한 번 점검하고 화살도 잘 갖춘 후에 쏘았더라면 <왕의 남자>처럼 명절을 국민적 관심 속에 건너는 대작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  

※덧붙이기
1. 이경영, 류승룡은 존재 자체만으로도 화면을 채우고 풍성한 서사를 만든다.

2. <괴물>의 배두나 양궁장면 같은 명장면을 문채원에게 기대했으나 마지막에 단 한 번 뿐이어서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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