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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일기

[안티크리스트 (Antichrist) 리뷰] 라스 폰 트리에라는 악마에 빠져들게 되다

by 22세기소녀 2009.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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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26
크리스마스 다음 날 <안티크라이스트>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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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폰트리에 영화를 끝까지 지켜보기란 참 고통스럽다. 그의 전작 <브레이킹 더 웨이브> <어둠 속의 댄서> <도그빌> 등은 작품 자체로는 대단했지만 관객의 고통을 즐기는 트리에 감독이 상상돼 짜증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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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에야 다 본 <안티크라이스트>(고백컨데 두 달 여에 걸쳐 봤다. 집에서의 관람 특성상 집중할 수 없었다. 쉬운 영화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매번 플레이 할 때마다 어디까지 봤는지 쉽게 찾을 수 없었다. 어떤 장면은 봤던 건데 어떤 장면은 또 새로웠다. 아마 전체를 처음부터 다시 본대도 새로운 관람이 될 것 같다.) 또한 이해불가 내용으로 괴로웠고 특정장면 때문에 심장이 멎을 뻔했다. 도대체 이 감독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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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느 영화제 상영 당시 꽤나 논란이 있었을 정도로 <안티크라이스트>에는 자극적인 장면들이 많다. 헤어 누드와 동물의 잔혹 장면은 예삿일. 공구로 정강이를 뚫고 역기 같은 걸 박는 행위, 실제 성교를 하는 클로즈업 장면은 충격적이다. 그러나 여기가 끝이 아니다. 여성의 성기를 가위로 자르거나 돌로 내려쳐진 남성 성기를 손으로 사정시키는 장면에 가서는 혼절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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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이러한 장면들이 (이해가 쉽진 않지만 어쨌든)영화의 주제와 맞물려 돌아간다. 그리고 마치 CF나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 스타일리시한 영상으로 안심시킨다. 몇몇 영상은 타르코프스키 영화에서나 볼법한 몽환적인 아름다움이 있고(영화의 끝에 아니나다를까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에 헌정'이라는 문구가 삽입돼 있다. 허허, 그러지 말지), 또 럭셔리 여성지에서나 볼법한 고급스럽고 감각적인 영상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그 장면들을 캡쳐해 전시한다면 위대한 사진이 될 것도 같다. 이 때문에 극장에서 필름으로 재관람하고픈데 정식 개봉은 요원한 일이니 영화제에서라도 틀어준다면 꼭 다시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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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크라이스트>에서 또 하나의 충격은 윌리엄 데포와 샤를로뜨 갱스부르의 연기다. 나이 먹을수록 연기가 날로 깊어지는 둘은 100여분에 달하는 시간의 빈틈을 만들지 않는다. 특히 샤를로뜨 갱스부르의 모든 혼을 쏟는 굉장한 연기는 타임캡슐에 담을만하다. 만일 <밀양>과 <안티크라이스트>가 같은 해 출품됐다면 전도연은 깐느에서 웃는 일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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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이해불가, 고통의 연속일지라도 <안티크라이스트>는 창작의 고통을 열망하고 평범한 영화에 관람시간을 내주고 싶지 않은 나에게 자극이 되고 고마운 작품이었다. 아마도 라스 폰 트리에라는 악마에 빠져들게 된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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