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5.20
마감의 피로를 짊어지고, 불광CGV에서 조조로 <내 깡패 같은 애인>을 보다.
<조폭 마누라> <엽기적인 그녀> <두 얼굴의 여친> 같은 영환 줄 알았는데 나름 제목에 반전이 있다. 그래도 저런 제목은 싫다. 흥행을 해야했기 때문이었나. 제목 저렇게 지어서 살림 좀 나아지셨는지.
영화를 두고 '88만원 세대를 향한 따뜻한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라고 하지만 피상적일 뿐이다. 한세진(정유미)은 오로지 큰 기업만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 같다. 과연 관객들이 얼마나 공감할까? 실제로 일반적인 회사에서는 영화에서와는 달리 되려 고학력자들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또 그렇게 다대다(多對多) 면접을 보지도 않는 것이 현실이다. 영화는 취업 풍경을 너무 빤하게 그려냈다. 그리고 '지방대', '라면' 이런 구시대적 발상이라니, 그저 한심스러울 뿐. 결국, 시나리오가 책상에서만 쓰여졌다는 얘기다. 영화가 주려는 감동 부분도 오글오글하기 짝이 없다. 자기처럼 살지 않기를 바라는 박중훈의 노력들은 얼마나 닭살 돋는가.
박중훈은 연기를 잘 하지만 <우묵배미의 사랑>과 <게임의 법칙> 흉내일 뿐이고, 정유미 또한 <케세라세라>(TV)와 별반 다르지 않다. 못했다는 게 아니고 그 역이 그 역 같다는 얘기. 정유미는 그 어떤 배우와 함께라도 조화롭게 만들고 제 역할을 충실히 해내는 참으로 신기하고 신비로운 배우인데, 역할 선택에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다양한 캐릭터 소화를 통해 쭉쭉 성장하고 있는 서우를 보면서 안타까워 하는 소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