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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날들] [은하해방전선] 소통의 무와 유

by 22세기소녀 2011.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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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3.27
영상자료원 KOFA에 갔다. 주말에 시간 되면 꼭 들러서 영화 봐야겠다더니 그녀로부터 연락은 없었다. 혹시 연락 없이 왔나싶어 문이 열릴 때마다 고개를 들어보았으나 그녀가 계속 아니었다. '그럼 그렇지! 그냥 말뿐이었구나. 영화 그렇게 좋아하진 않는구나. 사람들 좋아하니 친구 만나고 있을 테지.' 이런저런 나쁜 생각을 했다. 그러고 나서 '노력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평범한 날들>을 보았다. 송새벽, 김예리가 출연한 영화라기에 은근 기대했는데 올해 본 최악의 영화였다. 영화는 덜 익은 연출력으로 관객과의 소통에 실패했다. 감독은 자신의 영화적 갈증을 푸는 이상은 보여주지 못했다. 그래서 송새벽은 과대평가된 배우가 아닌가 싶게 만들었고 나는 저것보다는 훨씬 잘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었다.  [☆]   

쉬는 시간. 노력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지키지 못했다. 문자를 보냈다. "3시에 일어나서 보고싶던 <평범한 날들>을 놓치고 말았다"고 한다. (카톡으로 그 사실을 내게 알렸으나 난 그것을 보지 못했다) "<평범한 날들>은 별로였다. 다음 상영인 <은하해방전선>이 완전 당신의 취향이다" 라고 답문을 보냈다. 그녀는 "화정에서 친구들을 만나고 있는데, 그곳에서 영상자료원까지 가는 방법과 7시 30분까지 본인이 도착할 수 있을 것인지"를 물었다. 버스 9711번을 알려주고 지하철로 오는 방법도 알려주었다. 정류장 위치를 찾기 힘들 9711을 탄다면 가능할 것이고, 지하철을 탄다면 늦을 수도 있다. 

우린 그렇게 만났다. 옆자리에서 영화를 보면서 웃고, 빠져들었다. 우익청년 윤성호는 역시 실망시키지 않았다. 영화제작에 대해서, 연애에 대해서, 소통과 인간에 대해서 그는 유쾌하게, 때로는 쓴맛도 주면서 결국은 달콤하게, <은하해방전선>을 만들었다. 그녀와 나의 거리를 좁혀 준 윤성호가 늙어서도 쉴 새 없이 생산적인 수다를 떠는 우디 알렌과 같은 감독이 되기를 바란다.  [★★★] 
영화를 보고 나서 회와 소주를 나눴다. 나는 <연애의 목적>의 박해일처럼 굴었고 그녀는 홍상수 영화의 여배우처럼 응대했다. 과연, 우리는 장편영화를 찍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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