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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고] <아바타> 이후 3D가 가장 합당하게, 효과적으로 쓰인 영화

by 22세기소녀 2012.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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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3.3
CGV 대학로에서 <휴고(3D)>를 보다.

개봉 하루 전인데도 전국 상영관은 10군데도 되지 않았다.(아카데미 5관왕인데…) 그것도 서울 시외 지역에서만 상영한다고 Daum은 말해주었다. 오산이나 평택에까지 가서 봐야했나 고민했다. 그러다 저주받은 걸작들을 상영해왔던 대학로 CGV를 떠올려 조조 예매에 성공했다.  
예상과는 달리 <휴고>는 조르주 멜리에스(1861.12.8∼1938.1.21)에 관한 영화였다. 내겐 그렇게 읽혔다. 그의 영화는 대학시절 영화과 수업에서 <월세계 여행>(1902)을 본 적이 있다. 내러티브가 있는 최초의 극영화, 특수효과를 최초로 사용한 판타지영화의 시초. 영화를 (부)전공했고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휴고>는 뜻밖의, 특별한 선물이 되었다.
<휴고>는 또 『세계영화사』를 읽으며 인지하고만 있던 영화사의 한 페이지를 입체적으로 학습시켜 주었다. 초창기 영화사와 멜리에스 영화 제작과정이 이해 쉽게 극적으로 표현되어 있으니 이 보다 좋은 교과서가 어디 있으랴. 또 파리 기차역(몽파르네스)에서 장난감 가게를 운영하며 시대 속으로 잊혀져 갔던 멜리에스의 실화도 고스란히 담겨 있으니 전율이 올 수밖에.  
<휴고>는 3D로 만들어졌다. 사실 그동안 3D 영화를 보면서 꼭 3D여야만 하는 이유를 찾지 못했다. 그러나 <휴고>는 <아바타> 이후 가장 합당하게, 효과적으로 3D가 쓰인 영화이다. 영화 속 제작현장에서도 볼 수 있듯이 멜리에스 영화는 3D적 개념으로 제작되었다. 그렇기에 <휴고>는 3D여야만 했다. 그리고 최초의 영화 <기차의 도착>(1895)을 보던 관객들의 행동처럼, 당시 관객이 느꼈을 3D 충격을 전달하기 위해 3D는 사용되었다. 또 30년대 파리의 공간과 인물에 대한 심도 깊은 묘사를 위해 3D가 활용되었다. 얼마 전, 문화역서울 284(구 서울역사) 개관 프로젝트인 '카운트다운'를 통해 옛 서울역의 숨겨진 공간에 매료(특히, 한계륜의 '깃발')된 바 있는데 <휴고>에서도 파리 구 역사의 다채로움이 3D를 통해 모험과 환상으로 재현된다.
영화광 마틴 스콜세지는 영화의 보존에 큰 열정을 쏟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기영 감독의 걸작 <하녀>도 스콜세지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영화재단을 통해 복원대상으로 선정하기도 했을 정도이다. <휴고>에서도 이러한 영화 유산의 보존에 대한 진심어린 애정은 가득 담겨있다. 국내에서도 뒤늦게 영화의 발굴과 복원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앞으로 국내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영화 타이틀을 <청춘의 십자로>(1934)가 아닌 다른 영화들이 대신해줘도 기쁠 것 같다. 또 <휴고>처럼 초창기 한국영화사의 한 페이지를 들추는 영화가 나와주어도 흥미로울 것 같다.  [★★★★]
※덧붙이기
1. 클로이 모레츠의 팬들이 여럿 보러 온 것 같았다. 20대의 남자와 소녀들. 이번 영화에선 웨이브 진 단발머리와 덩치 좋은 모습이 '왠지' 마음에 들었다. 뭔가 결단했을 때의 <킥 애스> 특유 표정도 귀여웠고. 
2. 원작 그림책 <위고 카브레>를 바로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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