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5.26
서울대 폐수영장 출사를 다녀왔다. 두 달 전 사전답사를 했고, 수영장이 사라지기 전에 서둘러 사진으로 남겨두어야겠다는 계획을 오늘에서야 실천했다.
모델은 3년 간 내 전속모델이 되어주고 있는 19살 고은지. 의상은 흰색 티셔츠 정도를 주문했고 콘셉트는 캠핑이고 싶었는데 소품을 가득 실을 차량이 없어 소풍 정도로 준비했다. 그러나 이 마저도 정신 없이 찍느라 그냥 기념촬영이 되고 말았다.
서울대 폐수영장의 존재를 처음 알게된 건 블로그 이웃의 사진에서였다. 장소를 전해듣고 답사를 갔을 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서울대가 이렇게도 넓었나 싶었고, 산 속에 30여 년 간 버려져 있는 수영장은 마치 내가 무슨 다큐멘터리 PD가 된 느낌을 주었다.
서울대 재학생도 몰랐던 수영장은 캠퍼스가 관악산으로 이전되기 전부터 이미 존재했다고 한다. 모 기업의 사유지요 관련 기록을 찾기 어렵다 하니 아마도 있는 분의 별장쯤 됐겠지. 어쨌든 이 미스터리한 곳을 뒤늦게 알게된 서울대 미대 학생들은 2012년이 돼서야 이 공간에서 뜻있는 전시를 열게된다.
아마도 이곳은 등산객들에 의해 발견되어 입에서 입으로만 전해지다가 인터넷이 활성화된 이후 누군가 올린 사진을 2010년 f(x) '누예삐오' 화보 촬영장소를 물색하던 제작자가 보고 찾게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훗날 누예삐오 때문이든 우연히든 그 장소를 서울대 미술대학 전시팀이 알게되면서 정보가 되고 이때부터 탐사 사진가들이 본격적으로 찾게되었을 것으로 추측해본다.
나는 이곳이 무엇보다 숲 속에 있다는 것에 큰 매력을 느꼈다. 그래서 수영장도 수영장이지만 자연과 함께 인물이 담기기를 바랐다. 사진 실력이 없으니 필름으로만 촬영(로모 800, 로모 100, 아그파 비스타 400, 써니 등) 했고 동영상 기록도 함께 했다. 올드한 음악을 틀어놓고 촬영했는데 30여 년 전 이곳에서 수영을 하던 사람들도 비슷한 음악을 들으며 휴식 혹은 밀회를 즐기지 않았을까 상상해 봤다.
★찾아가는 방법★
서울대 폐수영장은 올해 녹지화 될 예정이라고 한다. 가는 방법은 다음과 같으며, 쉽다.
2호선 서울대입구역 → 5513, 5516번 버스 → 유전공학연구소(105동) 하차 → 길 건너 지진관측소(48동) 옆 100m 등산 → 우측 수영장(106동)
모델_고은지
※에프엑스 사진 초상권 및 저작권은 해당 모델(소속사)과 촬영자분께 있습니다. 본 촬영지 소개를 위해 인터넷 상에 올려져 있는 것을 게재한 것이며 문제가 될 시 삭제하겠습니다.
샤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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