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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일기

연극배우 시절의 이희준을 직접 찍었던 동영상을 발견하다.

by 22세기소녀 2013. 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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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6.18
이동식디스크 정리를 하다가 이희준이 출연했던 연극 <끝방>(2008.6.24-7.20)의 공연 후 팬과의 만남 동영상을 발견했다. 개인 기록에 의하면 2008년 7월 12일(토) 오후 6시 20분 대학로 나온씨어터에 있었던, 네이버 연극 커뮤니티 '연사뮤사' 단체관람에 참여했다가 찍어두었던 것이다.

 

내가 이 공연 단관에 참여했던 이유는 첫째,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 연출자의 공연이다. 둘째, 이 공연을 저렴한 가격에 볼 수 있다. 셋째, 이번 일을 계기로 여자를 사귀어 볼 수 있지 않을까? 였던 거 같다.(실제로 한 여자가 공연 후 말을 붙여왔고 전화번호도 서로 주고 받았었다. 이후 잘 안된 것을 보면 그 여자가 별로 안 예뻤을 것이다.) 

 

한예종의 공연은 실패해 본 적이 없기에 <끝방>도 당연히 최고였다. 이 공연을 연출한 이재준을 검색해 보니 몇 해 전부터 <막돼먹은 영애씨>로 잘 나가고 있는가보다.(내 취향의 공연이 아니라 보게 되지는 않을 것 같다.)

 

다시 5년 전의 <끝방>으로 돌아가서. <끝방>은 가난했던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감동과 웃음을 주는 작품으로 웃으면서 울고, 슬퍼서 또 울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무대 및 소품 활용과 연기가 정말 끝내주는 작품이었다. 무대는 무척 심플한데 종이박스를 활용해 다양한 이야기를 전한다.

 

<끝방>은 내가 오프 대학로라 부르는 대학로 중심에서 벗어난 성균관대 방향에 위치한 소극장에서 공연되었었다. 공연이 끝나고 근처 식당에서 배우들과 함께 저녁을 먹었는데(오삼불고기 같은 거 였었나?) 커뮤니티 단관 참여는 처음이라 아는 사람이 없던 나는 구석에서 꿔다놓은 보릿자루처럼 앉아 있었다. 그러다 배우들이 동석했고 이희준이 내 앞에 앉게 되었다. 몇 마디 나누다 이번 <끝방>이 한예종 출신의 공연인 것을 알았던 나는, 한예종에서 올린 연극들을 좋아한다. 가장 좋아하는 연극이 <미생자>이다, 라고 말했더니, 그는 깜짝 놀라며, 그 연극을 어떻게 아느냐, 그 연극 연출 하신 분은 대단한 분이다, 라고 말해주었다.

 

이 에피소드로 인해 나는 배우 이희준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이후, 그를 영화 <약탈자들>(2008)과 <화차>(2012)에서 반갑게 만났고, TV <넝쿨째 굴러온 당신>(2012)과 <직장의 신>(2013)에서 활약하는 그를 응원할 수 있었다.

 

연극을 미치도록 보던 시절, 많은 배우들을 보게 되고 실력자들을 발견할 때면 잘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실제로 예전에 지켜보았던 많은 배우들이 현재 영화계에서 활약 중인데, 그들을 볼 때면 마치 내가 키우기라도 한 양 무척이나 반갑다.

 

이번 이희준 동영상 발견 일을 계기로 글을 쓰게 되고 보니, 다시 또 대학로에서 열정을 불태워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런데 요즘에도 좋은 공연이 많이 올려지나?

 

 

※덧붙이기
이희준 필모그라피를 검색하다가 그가 영화 <밀양>과 TV <케세라세라>에 출연했었음을 알게 되었다. <밀양>을 다시 한 번 더 봐야겠구나. 그리고 정유미와는 <직장의 신>에서 첫 대면이 아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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