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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일기

[휴일 리뷰] 한국영화를 한 편 더 발견한 기쁨

by 22세기소녀 2010.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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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분리수거를 위해 더 이상의 늦잠을 잘 수 없던 휴일, 시네마테크 KOFA에서 <휴일>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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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열로 인해 죽은 존재였다가 '이만희 전작전'을 준비중이던 한국영상자료원 연구교육팀에 의해 발견된 <휴일>. 2005년 일반 공개, 그 이후 몇 차례 상영 모두 놓치고 말았다. 당시엔 정말 백수였으면 싶었다.

결혼을 하고, 혼자 문화생활이 허락되고, 한국영상자료원과 가까워진 다음에야 걸작이라 소문난 <휴일>을 드디어 만날 수 있었다. 관객은 20여명. 뿌듯한 휴일이 되었을 것이다.   

<휴일>은 가난한 연인의 사랑을 그렸다. <원스> 같은 가난한 사랑을 좋아하는 나에겐 더 없이 반가운 영화였다. 그러나 <휴일>은 가슴 속 훈풍을 사절한다. 영화는 시종 음울하여 연민과 안타까움이 지배한다. 연인은 커피값이 없어 매서운 먼지바람을 맞으며 남산을 걷고 미래를 설계하기 보다 낙태할 돈 걱정이다. 동정 없는 세상은 그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다.

요즘 영화에 길들여진 관객이라면 짜증의 73분이었겠으나, 내게는 더 이상은 없었을 것 같던 옛날 한국영화를 한 편 더 발견한 기쁨이 있었다. <휴일>은 촬영, 편집 그리고 지나치게 음울한 내용 모두 60년 후반 당대의 영화와는 거리가 있었다. 이만희 감독은 분명 고집이 있는 작가였던 것 같다.  [★★★☆]

※덧붙이기
남산 일대가 배경이고, "머리부터 깎아야겠다"는 남자의 마지막 독백을 보고는 홍상수의 <극장전>을 떠올렸는데 글쎄, <휴일>의 제작자가 홍상수 감독의 어머니 전옥숙씨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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