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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를 정리했다.
어렸을 때부터 편지쓰기를 좋아했던 나. 고등학교 시절엔 내 편지를 받아보지 못한 반 친구는 거의 없었을 정도이다. 쓴 만큼 답장을 받았고 그 소중한 편지들은 나의 꼼꼼한 성격 덕에 비닐화일에 담겨 보관되어 왔다. 그 중엔 서툰 연애감정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편지도 있고 평생 편지라는 건 처음 써보는 듯한 친구의 편지도 있어 미소짓게 만들었다.
내가 그간 연애를 하면서도 그 편지들만큼은 꽁꽁 숨겨왔는데 오늘 그 중 상당 부분을 버렸다. 괜한 오해를 살만한 편지가 주가 됐지만 S를 위해서 그렇게 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 무엇이든 모으고 정리하고 사람과의 연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내가 추억들을 버리는 것이 사실 아깝고 상대방들에게 미안하기는 했지만 한편으로 수집을 위한 괜한 집착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정리했다. 물론, 정말 간직하고 싶은 추억들은 그대로 가져가기로 했다. 가족과 친구들의 편지, 그리고 하늘나라로 일찍 떠난 이성친구의 편지와 같은 것들.
이제는 편지를 잘 쓰지 않고 나를 위한 글을 쓰지만 순수와 수고가 담긴 편지는 상대를 기쁘게 한다. 그 기쁨 전달이 앞으로는 나만의 S, 나의 가족과 친구, 고마운 분들로 한정될 테지만 계속해서 나는 편지를 쓰는 남자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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