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일기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를 본 이라면 굉장히 지루할 <라듸오 데이즈>

by 22세기소녀 2008. 2. 6.
728x90
반응형

1.24
용산CGV에서 기자시사로 <라듸오 데이즈>를 보다. 김사랑을 찍으러 온 승호군과 함께 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식지 않는 충무로 트렌드인 고전 제목 따라하기와 경성 소재. <라듸오 데이즈>는 <무방비 도시> <뜨거운 것이 좋아>에 이어 옛 명작인 <라디오 데이즈>(우디 앨런, 1987)에서 제목을 따왔으며, 같은 날 개봉하는 <원스어폰어타임>처럼 30년대 경성을 배경으로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라듸오 데이즈>는 이뿐만 아니라 다른 영화와도 엮인다. 일본영화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미타니 코키, 2000)에서 주요 설정을 가져왔으리라는 사실. 라디오 생방송 스튜디오에서 벌어지는 여러 인물들의 소동과 감동을 재미나게 엮은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이하 <맥도날드>)가 일제 강점기, 조선 최초의 라디오 방송을 컨셉으로 한 <라듸오 데이즈>로 번역된 것으로 보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맥도날드>가 라디오 드라마 '운명의 여인'을 <라듸오 데이즈>는 '사랑의 불꽃'을 각기 만들어간다.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초보작가 미야코의 이야기는 노작가(김뢰하 분)로 대치되고, 왕년의 대스타 노리코의 제멋대로는 당대 최고의 신여성인 '마리'(김사랑 분)가 옷을 빌려 입었다.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소리효과맨도 이종혁에 의해 재미나게 살아난다. 성우들의 욕심으로 인해 원래 대본과는 다르게 직업과 배경, 전개 등이 바뀌는 그대로 <라듸오 데이즈>에서 또한 시시때때로 바뀐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수십 가지가 동일한 두 영화를 구분하는 결정적인 것은 다름 아닌, 연출력이다. <맥도날드>가 시종 생방송의 한 가운데에 있는 듯한 긴장감을 전달한다면 <라듸오 데이즈>는 박진감이 부족하고 심심한 전개를 일삼는다. 리듬과 리듬 사이 빈 공간이 너무 많이 생겨 지루함이 들 정도. 이른바 드라마가 '달리지' 못하는 것이다. 이는 영화를 장악하지 못하고 통찰력이 부족한 신인감독의 소심함에서 문제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 좋은 캐릭터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드는 데도 실패했다. 개별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없기에 관객은 쉽게 마음을 주지 못한다. 디테일도 부족하다. 소리 효과에 있어 기막히다고 보여지는 부분은 호두알 개구리 울음소리를 제외하고는 심심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행히 <맥도날드>가 국내에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작품이기에 영화를 보며 이런 비교를 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라디오 생방 해프닝은 기획이 참신해 보이고, 거기에 따라 재미도 느낄 것이다. 또 기억상실, 출생의 비밀, 삼각관계에 의존하며 간접광고와 연장방송을 일삼는 한국 미니시리즈의 문제점을 꼬집는 부분에서는 함께 조소하는 즐거움도 생길 것이다. (<인어아가씨> < 하늘이시여>의 작가 임성한에 대한 꼬집기도 놓치면 안 될 부분)  [★☆]

사용자 삽입 이미지

※덧붙이기
엔딩에나 가야 영화의 생명력이 느끼지는, 신선하고 활력있는 스윙댄스 장면이 김해송(30년대 뮤지션)의 '청춘계급' 편곡과 함께 나온다. 참고로 최고의 몸치는 고아성이었다고.

사용자 삽입 이미지

◆ 본 글은 씨네서울(리뷰 코너)에도 공동 게재된 것임을 밝힙니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