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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베이, 윤제균, 하지원, 임창정은 나를 실망시킨 적이 거의 없다. 임창용 같은 구원투수랄까. 윤제균이 선호하는 하지원과 함께 찍은 <해운대> 또한 쓰리런 홈런과 같은 쾌감을 주었다.
윤제균은 저런걸 한국에서 어떻게 만들까 싶은 재난영화를 아이디어와 좋은 시나리오로 승부하며 <퍼펙트스톰> <투모로우>와 같은 거대 자본을 들인 블록버스터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뛰어난 작품을 탄생시켰다. 아마도 윤제균에게 제작비가 조금만 더 주어졌다면 보다 관객을 장악했을 것이다. 하지만 쓰나미가 해운대를 덮치기 전의 부분도 별도의 영화로 놓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재미가 있기 때문에 커다란 아쉬움은 없다.
<해운대>는 한국영화였기에 더 재미있었다. <괴물>이 그랬던 것처럼 <해운대>는 한국의 상징적인 공간을 잘 활용했다. 모두가 아는 해운대는 물론이고 광안대교, 아쿠아리움, 그랜드호텔, 팔레 드 씨즈, 누리마루 등이 등장만으로도 반가운데 쓰나미로부터 위협받고 파괴되는 것을 관객입장에서 방관하는 것이 재미 쏠쏠하다. 부산사람이라면 더더욱 공감하는 잔재미와 위협의 카타르시스가 컸겠지. 부럽다.
이제 한국의 유능한 감독들은 굳이 할리우드로 진출할 필요가 없어졌다. 가기보다는 남아서 프로포즈하는 외국 자본을 받아 한국영화를 만드는 것이 감독 개인에게도, 한국영화발전에도, 작품의 재미와 완성도 면에서도 득일 것 같다. 윤제균 감독의 <해운대>를 보면서 확신이 든 생각이다. [★★★★]
※덧붙이기
부산사직구장 롯데경기에서 취중관객 연기를 리얼하게 펼친 설경구. 이젠 그의 결혼을 축하해주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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