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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일기

[인블룸 리뷰] 못다 핀 꽃 한 송이를 피우다

by 22세기소녀 2008.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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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9.23
드림시네마에서 일반시사로 <인블룸>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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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4월, 콜럼바인고교 총기난사사건. 2007년 4월,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사건. <인 블룸 In Bloom>은 교내 총기난사사건을 소재 삼았다. 첫 선을 보인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가장 표를 구하기 힘든 영화 중 하나였다는 영화는 미국에서는 버지니아사건 발생 1주년에 개봉해 망각을 깨웠고, 국내에선 미국 보다 앞선 제1회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에서 깜짝 상영된 바 있다. 영화제를 찾은 소수들의 영화로만 남을 뻔했던 수작은 다행히도 한국 정식 개봉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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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시간이 흐른 것도 아닌데, 아름답게 꽃 피던 수십 송이의 생명이 목숨을 잃은 학교 총기난사 사건들의 충격과 슬픔은 까맣게 잊혀졌다. 희생자의 과거와 미래를 상상해볼 틈도 없이 세상은 보다 끔찍한 사건들을 만들어 내 사람들을 둔감케 하고 있다. 바로 이럴 때 영화는 필요하다. <인 블룸>은 의무와 책임으로 교내 총기난사사건을 불러와 희생자를 추모하며, 보다 깊게는 인간의 조건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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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작인 <모래와 안개의 집>으로 세계를 사로잡은 감독 바딤 페럴만은 로라 카시스케의 소설 <더 라이프 비포 허 아이즈 (The Life Before Her Eyes)>를 자신만의 연출력으로 빚어 <인 블룸>을 완성해 냈다. 불안이 함유된 절대 긴장감을 끊지 않는 호흡은 여전하며 서정성과 미스터리 또한 변함 없다. 이번 영화에서는 특히 CF(나이키, 파나소닉 등)와 뮤직비디오 감독 경력을 살려낸 타이틀 시퀀스가 처연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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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현재의 시공간을 유려하게 넘나드는 가운데 궁극의 결말로 가는 치밀함은 더욱 견고해졌다. 그런 한편, 인간의 아픔과 갈등이 쉽게 소멸되지 않기를 바라는 기원이 관객들의 심장을 파고든다. '모래와 안개의 영혼'을 담은 촬영은 삶의 순간 순간의 아름다움을 잘 잡아냈으며, 꼭 잡은 손을 놓지 못하는 소녀들의 우정 또한 간절하게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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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들여다보면 볼수록 보다 철학적인 이야기가 캐내어지는데, 그 중 하나가 인간의 조건이다. 양심에 대해 묻는 질문 앞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인간은 영화를 통해 깊이 박히는 무엇인가를 느끼게 될 것이다. 그리고 만일 어린아이가 '양심'이 무엇이냐고 물을 때, 대답할 수 있는 거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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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기
1. 한국인들이 사랑하는 <파이란>을 리메이크 하는 감독이 바로 바딤 페럴만이다. 어린 다이애나로 분한 에반 레이첼 우드(<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미스언더스탠드>)가 장백지(파이란) 역을 맡는다.

2. 다이애나의 단짝 친구 '모린' 역으로 출연한 에바 아무리의 어머니는 할리우드 명배우 수잔 서랜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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