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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일기

[파주 리뷰] 감독의 고집이 끝까지 살아있는 점은 인정한다

by 22세기소녀 2009.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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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10
부산국제영화제에 티켓이 하나도 없다. 마침 프레스 및 게스트만을 위한 부산스크리닝으로 <파주>를 상영해 보았다. <청두, 사랑해> 스크리닝 때 자리가 없어 고생했던 터라(영화가 별로여서 더 힘들었다), 서둘러 30분 일찍 갔으나 이번에도 바닥에서 앉아 보아야 했다. 아이고 허리야. 부산국제영화제는 게스트 위한답시고 시설 좋은 VIP관을 대여했으나 좌석수가 30여 석 안팎인 VIP관은 소수만을 위한 편의지, 대다수가 불편을 겪어야 했다. 내년부터는 영화나 집중해서 보게 일반상영관을 잡아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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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안개로 시작하는 영화는 소설 <무진기행>의 현대판 영화버전을 보겠구나 하는 기대감을 준다. 그러나 <파주>는 할말이 많았던 감독의, 벌려놓은 판 수습하지 못하는 영화다. (영화홍보에서 떠들어대던)사랑만 이야기하던지, (<질투는 나의 힘>에서 발휘했던 특유의)감정 줄다리기에 좀더 집중하던지, (영화 홍보와는 달라 보다가 깜짝 놀란)정치적인 목소리를 좀 더 갖던지 하지, 영화는 러닝타임 때문에 편집에서 잘못 자른 실수인지, 어설프게 건드릴 뿐 이도 저도 아니고, 시종 무거운 목소리로 맥빠지게 만든다. 박찬옥 감독은 하던 얘기가 자신이 없어지자, 괜한 어려움으로 있는 척 한 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까지 했다.

도대체 후반부, 뜬금 없는 이선균의 처제에 대한 고백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또 이경영의 존재는 무언지 너무나 많은 부분이 혼란스럽다. 아니 당황스럽다.    

이선균은 이 영화에 어울리지 않는다. 캐릭터에 믿음을 주지 못하고 신선함이 덜하다. 그래서 신작영화임에도 철지난 영화를 대하는 느낌이다. 이선균은 연기에 한계를 드러낸다. 어쩌면 거슬리는 굵은 목소리가 영화에 어울리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여중생부터 이십대까지를 능란하게 연기해낸, 제2의 전도연을 연상케 하는 서우가 그나마 비주얼적으로나마 영화의 그림을 만들어주는데 이선균과는 조화롭지 못하다. 반면, 심이영의 연기가 내가 바랐던 딱 <파주>스러움이다.

현재 영화 <파주>는 형부와 처제 간의 불륜사랑으로 팔리고 있다. 하지만 (비록 영화가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감독의 고집이 끝까지 살아있다는 점에서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일부 관객들은 꽤나 힘들어 할 테고, 속았다 싶기도 할테고, 적잖이 실망도 할 테지만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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